독일 카메라 명가 라이카(Leica)가 M 시스템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광학 레인지파인더(RF)를 제거하고 전자식 뷰파인더(EVF)를 일체형으로 탑재한 M EV1을 2025년 10월 24일 국내 공식 발표했다. 서울 종로구 서촌 유스퀘이크에서 열린 ‘Leica M Connect’ 행사에서 처음 선보인 이 카메라는, 출시 전부터 “M다움을 포기한 것인가”라는 논란과 함께 카메라 업계의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 “뷰파인더 창 두 개가 나란히 있던 M의 얼굴이 사라졌다. 그 자리엔 매끈한 전면과, 디지털 세계를 향한 새로운 눈이 들어섰다.” |

EVF 탑재—무엇이 달라졌나
기존 M 카메라는 촬영자가 광학 뷰파인더를 통해 피사체를 ‘직접’ 바라보며, 레인지파인더 이중상(二重像)으로 초점을 맞추는 구조였다. M EV1은 이 메커니즘을 완전히 걷어냈다. 탑재된 EVF는 576만 화소 OLED 패널로, 라이카 Q3에 사용된 것과 동일 사양이다. 이는 기존 M 시스템용 외장 뷰파인더였던 비조플렉스 2(370만 화소)보다 크게 업그레이드된 수치로, 블랙아웃이나 지연 현상이 거의 없는 수준의 반응성을 제공한다. 배율 0.76배, 주사율 60Hz, 디옵터 보정 –4~+2 범위를 지원한다.
덕분에 초점 피킹(Focus Peaking)과 초점 줌(Focus Zoom)을 통한 수동 초점 지원이 가능해졌다. 특히 f/0.95의 녹틸룩스(Noctilux)나 f/1.4의 주밀룩스(Summilux)처럼 심도가 극단적으로 얕은 렌즈 사용 시, 초점 피킹이 MF 적중률을 비약적으로 높여준다. 또 노안 등으로 레인지파인더 이중상 맞추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진가들에게도 실질적인 해결책이 된다. 전면에 새롭게 배치된 FN 레버로 1.3배·1.8배 디지털 줌과 초점 보조 기능을 즉시 전환할 수 있다.
외형에도 변화가 따랐다. 레인지파인더 글라스 기구부가 빠지면서 전통적인 M 카메라 좌측 어깨의 ISO 다이얼이 삭제되었고, 전면 레인지파인더 창이 없어져 바디가 한층 매끈해졌다. 새로운 다이아몬드 패턴 인조 가죽 커버가 그립감과 마감 품질을 보완한다. 레인지파인더 기구부가 빠진 덕에 무게는 배터리 포함 484g으로, M11-P 대비 약 50g 가볍다.
| ⚠ 중요 — EVF 탑재로 미러리스 외형이 됐음에도, M EV1은 M11과 마찬가지로 동영상 촬영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 순수 스틸 사진 전용 카메라다. 구매 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
주요 사양
| 센서 | 풀프레임 BSI CMOS 6,030만 화소 (유효) M11 제품군과 동일 센서 |
| EVF | 576만 화소 OLED 내장 / 0.76배 배율 / 60Hz –4~+2 디옵터 보정 / Q3와 동일 사양 |
| 프로세서 | 라이카 마에스트로 III |
| 해상도 선택 | 60 / 36 / 18MP 트리플 해상도 기술 |
| LCD | 3인치 233만 화소 고정형 / 터치 지원 |
| ISO | 최대 50,000 |
| 셔터 속도 | 최고 1/4,000초 |
| 연사 | 초당 4.5매 |
| 동영상 | 미지원 — 순수 스틸 사진 전용 |
| 메모리 | 64GB 내장 + SD(UHS-II) 슬롯 |
| 크기 / 무게 | 138.8 × 80.3 × 38.4mm / 484g M11-P 대비 약 50g 경량화 |
| 마운트 / 단자 | 라이카 M 마운트 / USB-C · 핫슈 |

M11의 DNA를 잇다
M EV1은 M11 제품군의 직접적 파생 모델이다. 6,030만 화소 BSI CMOS 센서, 마에스트로 III 프로세서, 64GB 내장 메모리, 트리플 해상도 선택 기술 등 핵심 사양을 고스란히 계승한다. 콘텐츠 자격 증명(Content Credentials) 기능도 지원해 이미지 출처와 진위를 메타데이터로 기록할 수 있다. 바디는 마그네슘 합금 소재로 독일 현지에서 수작업 제작된다.
두 개의 시선—찬성과 우려
| 긍정적 시각 + 초점 피킹으로 Noctilux·Summilux 극소심도 렌즈 MF 적중률 대폭 향상 + 노안·안경 착용자도 편하게 사용—진입 장벽 낮아짐 + 실시간 노출·심도 미리보기로 촬영 실패 감소 + M 렌즈군의 광학 가치를 더 넓은 사용자층에게 개방 + M11-P 대비 약 50g 경량화—휴대성 향상 | 비판적 시각 – 70년 전통의 광학 레인지파인더 완전 제거—정체성 논란 – “유리창으로 세상을 직접 보는 맛” 사라져 골수 마니아 아쉬움 – 후지 X-Pro처럼 하이브리드(광학+전자) 방식 미채택 – ISO 다이얼 삭제로 조작 철학 일부 변경 – EVF 탑재에도 불구하고 동영상 미지원 |
| 편집자 논평 M EV1의 출시는 단순한 신제품 발표 이상의 사건이다. 라이카가 스스로 “M은 레인지파인더”라는 70년의 공식을 깨뜨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필름을 고수하다 디지털로 전환했을 때와 맞먹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골수 마니아 입장에서는 “뷰파인더를 통해 피사체를 직접 보며, 이중상이 겹칠 때의 그 확신”이 사라진 것이 아쉬울 수 있다. 미러리스화된 M의 촬영 방식은, 이제 다른 브랜드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후지 X-Pro 시리즈처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광학과 전자를 함께 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있다. M 렌즈의 광학적 탁월함은 변하지 않는다. 수동 초점의 높은 진입 장벽 탓에 M 시스템을 포기했던 이들, 혹은 노안으로 이중상 조작이 힘들어진 베테랑 사진가들에게 M EV1은 현실적인 귀환 경로다. 결국 M EV1이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렌즈는 같은데, 바디의 영혼도 같은가?” |
| 국내 공식 출시가 VAT 포함 / 블랙 페인트 바디 | 14,300,000원 |